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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읽기 전까지만 하더라도, 사람의 손잡이라 하는 것은 단순히 자주 사용하던 손으로 정해지는 줄 알았다. 전 세계 인구의 약 10%를 차지한다는 왼손잡이는 일상생활에서 큰 불편과 고충을 겪는 것은 물론, 편견에 부딪힐 때가 많다고 한다. 왼손잡이에 관해, 그들의 입장에 대해서 한 번도 진지하게 생각해 본 적 없던 내겐 신선한 충격이었다. 왜 이제야 알게 되었을까 그동안 소수의 불편을 무시하고 살았구나.’라는 미안한 마음마저 생기게 되었다.

 

그렇다면 왜 오른손잡이의 비중이 왼손잡이의 비중보다 압도적으로 큰 것일까? 거기에 관해 헤르만 요세프 초헤는 이렇게 말하고 있다.

 

기원전 2000년대 초에 청동기 시대가 시작되었다. 청동을 차지하기 위해 전쟁이 일어났다. 전쟁은 오른손잡이 습성이 발전하는 원인이 되었을 것이다. 전사가 심장을 보호하기 위해 왼손으로 방패를 쥐었을 테니까. 이로써 왼손은 창이나 다른 무기들을 활발하게 사용하는 오른손보다 덜 움직이게 되었다. 그래서 오른손이 우성(優性)이 되었다.

 

이에 반해 캘빈(Wiliam H. Calvin)은 오른손잡이 습성이 발전을 여자들 탓으로 돌린다. 원시 시대 이후로 여자들은 자식뿐만 아니라 일상적인 일을 돌봐야했다. 여자들은 아기를 왼손으로 안아 가슴에 품었는데, 그래야 엄마의 심장 박동 소리를 듣고 아이가 진정되었기 때문이다. 이리하여 오른손은 우성으로, 따라서 노동하는 손으로 발전했다. 라고 말이다.

 

이유가 어떻든 간에 세상은 오른손잡이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사실이다. 자동차 열쇠구멍도 키 박스 오른쪽에 있으며, 변속기어 역시 오른쪽에 있다. 마우스의 초기설정 역시 오른손으로 되어있고, 카메라 셔터, 모니터의 전원버튼, 의료기구, 연필깎이, 남자 속옷 등 그밖에도 생각보다 훨씬 많은 생활용품들이 오른손 중심으로 만들어졌다는 사실이 놀라웠다. 그 사실을 알고 나니, 당연하게 써왔던 물건들이 새삼 낯설게 느껴진다.

 

하지만 이렇게 불편한 점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이 책은 왼손잡이의 뛰어난 우뇌 능력을 벤치마킹하라고 조언하고 있다. 그리고 베토벤, 모차르트, 안데르센, 무하마드 알리, 닐 암스트롱, 레오나르도 다 빈치, 아인슈타인 등 각계각층에서 두각을 나타낸 왼손잡이들을 거론하면서, 왼손잡이의 특별한 재능에 관하여 이야기 하고 있다.

 

이들은 특히 우뇌가 발달하여 창의적이고 창조적인 활동영역에서 크게 두각을 나타낸다. 예를 들면 그림 그리기나 음악적인 재능을 보이기도 하며, 오른손 중심으로 돌아가는 세상에 맞춰 살다보니 왼손잡이는 적응력이 좋다고 한다.

 

이러한 특화된 장점들을 보니, 오른손잡이인 나는 왼손잡이가 마냥 부러워졌다. 이들의 불편함은 아직 겪어보지도 않고 말이다. 사실 나도 돈가스를 자를 땐 왼손으로 나이프를 사용하며, 머리를 감을 때도 왼손을 위주로 사용한다. 이쯤 되니 나도 왼손의 형질이 조금 있는 거 아니야?’라고 생각하게 된다. 그런데 식사와 글쓰기는 도저히 왼손으로 안 되는 것 같다.

 

문득 왼손잡이 친구와 나란히 앉아서 밥 먹을 때가 생각난다. 그 친구는 항상 왼쪽에 벽을 둔 채로 좌측 하단에 주로 앉아서 식사를 했었는데, 그 자리가 편한 게 아니라 그래야만 밥을 편하게 먹을 수 있었구나 싶다.

 

아무튼 책에서 권하는 것은 편향적으로만 손을 사용하지 않고, 양손 고루 사용함으로써 좌뇌와 우뇌를 균일하게 발전시키는 것이다. 오늘부터는 왼손 글쓰기를 취미로 해볼까 한다.

 

 



 헤르만 요세프 초헤 (지은이), 모명숙 (옮긴이) | 화니북스 | 2004-10-21

 

 


2018/10/24 - [독서] - #우뇌#다독#1H1B <1시간에 1권 퀀텀 독서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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