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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노보노와 저자와 함께 내 마음을 확인해본다"






팬들로 하여금 오랫동안 사랑받는 만화들을 보면, 캐릭터가 가지고 있는 성격뿐 아니라 스토리, 배경, 인물간의 관계 모든 것이 어우러져 있는 경우가 많다.

 

보노보노는 내가 10대였을 때 투니버스를 통해서 봤던 만화인데, 이 만화를 다시 보고 싶을 정도로 나에게는 이 책이 좋았다고 말하고 싶다. 특히 각각의 파트마다 무릎을 절로 치게 만드는 저자의 일화들이 내 일상 같기도 했고, 또 어느 측면에서는 내 친구를 보는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만화의 등장인물은 생각보다 많았다. 보노보노, 포로리, 너부리까지만 기억하고 있었던 나는 이 만화를 제대로 본 게 아니었나보다. 홰내기라던지, 야옹이 형이라던지 이런 캐릭터의 존재를 잊고 살았던 나는 이 책을 통해 다시 한 번 나라는 사람을 돌아보게 되는 계기가 되었다.

 

아무래도 나는 딱히 규정할 수 없는 캐릭터라는 게 내가 내린 결론이었지만, 대체적으로 보노보노의 마음이 많이 이해되는 걸 보니, 홰내기처럼 막 즐겁기만 하고 싶은 보노보노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은 특이하게도 만화 보노보노를 PR하는 책이 아니다. 그리고 단순한 리뷰만으로 끝나는 책도 아니다. 그냥 읽다보면 자연스레 스며드는 느낌이 든다고 해야 할까? 그럼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깊은 사유가 담겨져 있는 책이라고 밖에 설명할 길이 없다.

 

그냥 툭툭 뱉는 단어들인데, 격하게 공감이 되기도 하고 1등이 아닌 꼴등과 그 언저리에 머물고 있는 나같은 사람들의 마음을 채찍질하지 않고 보듬어 주는 느낌이랄까?

 

얼마 전 대청소를 하다가 책상 서랍에 든 월급 통장을 꺼내 보고는 그 헐렁한 숫자에 입을 떡 벌릴 수밖에 없었다. 그리고 불현 듯 깨달았다. 월급은 지구력의 값이라는 것을

(118p)

 

이제부터라도 꾸준함을 기르는 연습을 해야하나, 그런데 그런 연습 대체 어디서 할 수 있나요. 자기 마음과는 다른 대중들의 의견에 기가 죽어서, 하던 일을 계속해야 할지 말아야 할지 고민하던 후배에게 디제이 배철수 씨는 이런 말을 해주었다고 한다. “무조건 오래해. 꾸준히 계속하다 보면 나중에 그런 이야기는 다 없어져.”

(120p)

 

그리고 보고 싶어서 가슴이 미어질 때라는 파트의 내용을 보다가는 갑자기 울컥해서 눈물이 퐁 나왔다. 마치 마리오가 가슴 깊숙한 곳에서 눈물샘을 향해 머리를 쿵 찧은 것 같았다. (버섯이 나오 듯 “” 이 책을 읽은 나는, 이 버섯(눈물)을 먹고 성장할 수 있을까.)

올 봄에 돌아가신 할아버지가 생각나서 그런 것 같다. 할아버지는 살아계실 적에 당신의 어머니가 보고 싶어서 눈물을 많이 훔치셨는데... 이제 나는 그런 할아버지를 그리워하고 있나 보다

 

아빠도 어느새 그 한번이 망설여지는 나이가 된 건가. 성묘하러 가는 일도 엄두가 나지 않는 할아버지가 되어버린 건가. 내 나이 먹는 것에만 한숨 쉴 줄 알았지 아빠 나이 드는 거에 대해서는 모른 척해왔던 것 같아 마음이 덜컹했다. 하지만 나는 아무 말도 못하고 다시 밥을 먹었다. ((중략))

마음속에서 눈물 한 방울이 툭 떨어진다.

(101-102p)

 

 

이 밖에도 저자의 많은 에피소드가 독자들을 기다리고 있으니, 마음이 울적하거나, 무언가로부터 자꾸 동요되거나, 아무 생각없을 때에도 위로가 되니 한 번쯤은 꼭 봤으면 좋겠다.




김신회 (지은이) | 놀(다산북스) | 2017-04-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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