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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주변에 성공한 사람이 퍼뜩 떠오르지가 않아서 나는 우선 성격 급한 사람들을 떠올렸다. ...있긴 하지만 그다지 성공했다고 보기 힘들었다. 물론 나도 급한 성격으로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다. 한 번은 머리를 감으면서 양치를 하다가 머리에 물도 적시지 않은 상태에서 머리를 감다가 거품이 묻은 칫솔을 쥔 상태로 머리를 감는 자신을 발견하고 놀랄 정도였다. 이런 식의 급함이라면 나 역시 성공하고도 남았을 것이다.

 

이 책에서 언급한 성격 급함은 어떤 맥락일까? 성격 급한 부자들은 변화를 즐길 줄 알며, 인생이 길다고 생각하지 않기 때문에 주저하거나 기다리는 일이 없다. 그 시간에 어떡하면 목표한 바를 성취할 수 있을지에 대해 빠르게 판단하고, 일단 일을 저지르고 보는 것이다. 이들이 이렇게 행동력과 결단력을 가진 이유 중 하나는 결과에 대해서 100% 성과를 목표로 삼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한다. 이들은 70~80%, 아니 반절만 넘어도 도전할 가치가 있다고 판단한다. 게다가 유연한 상황대처와 임기응변능력으로 인해 넘어지거나 실패를 맞보더라도 꺾이거나 부러지는 법이 없다. 나는 이러한 성격을 두고, 도전자체를 즐기는 서퍼타입’(surfer type)이라 부르고 싶다.

 

하지만 성공만 한다고 해서 결코 단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이들은 분명 사람을 첫인상으로만 쉽게 판단을 내려서 자신과 코드가 맞지 않으면 다가가지 않으려는 계산적인 사람들일 확률이 높다. 게다가 당신이 몇 일전 어렵게 건넨 명함조차 지금은 없을 수도 있거니와, 인생의 무대가 바뀌면서 종종 옛 동료나 오래된 친구를 헌신짝처럼 대할 수도 있다. 물론 통계적으로 일반화 할 수는 없지만, 보통은 이러한 생각을 갖고 있으니 마음이 다치지 않도록 우리에게도 예방 접종이 필요하다.

 

사회에서의 성공이 인생의 모든 것을 대신 할 수는 없지만, 나를 포함한 다수를 행복하게 해줄 수 있다. 그게 어떤 방법이든 말이다. 예전엔 어린 마음에 이 간단한 사실을 부정했으나 결국 인생의 모든 시련은 목표한 바를 성취해내지 못한 스스로의 갈증에서 비롯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이젠 인정~

 

 

 


다구치 도모타카 (지은이), 김윤수 (옮긴이) | 포레스트북스 | 2018-02-05





2018/10/21 - [독서] - 완벽함보다는 리스크를 택하라 <허슬, 멈추지 않는 추진력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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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케팅 전문가가 말하는 이야기의 중요성에 대해서 생각해 볼 수 있었던 책이다. 자기계발서 내지는 다수의 성공담을 포함한 책들을 보면 뛰어난 위인들이나 성공한 부자들의 이야기를 예로 들어 자신의 주장에 힘을 보태는 경우가 많은데, 가오펑이라는 이 사람의 책 역시 그런 케이스 중 하나라고 볼 수 있다.

 

그중에 고도의 산업화 영향으로 다수의 품목들이 과거에 비해 상향평준화가 된 일본의 경우도 예로 들었다. 소수의 브랜드만 살아남는 어려운 형국에서 살아남은 산쥬라는 일본의 한 속옷 제조회사가 당시 영부인이었던 힐러리를 마케팅에 이용한 일화는 여성의 심리를 이용한 아주 고도의 전략이었다고 밖에는 말할 수 없으므로, 나는 그 자리에서 박수가 절로 나왔다.

 

가오펑은 상품을 판매하는 게 아니라 이야기를 판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스토리 세일즈. 물론 그 스토리라는 것은 당연히 좋은 이야기를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많은 이들이 공감할 수 있어야 하고, 사람을 끌어당기는 매력이 있으며, 마지막으로는 상상의 여지를 남겨주는 것이 중요하다.

 

또한 이 시대의 우리는 기업의 브랜딩이나 사업자들의 브랜드 스토리뿐만 아니라, 개인의 영역으로까지 점차 스토리를 요구하는 현실 속에 살고 있다. 거기에는 각자만의 인생의 굴곡과 변곡점들이 중요한 키포인트가 될 것으로 예상하므로, 나는 우선 다방면으로 도전부터 해야겠다.

 

이 책을 만나는 독자들도 각자의 마음속에 대중의 마음을 공략하는 아이디어가 샘솟는 하루이길 바란다.

 

 

 







가오펑 (지은이), 전왕록 (옮긴이) | 모노폴리언 | 2016-0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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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도 2~3년 전엔 아침형 인간이 되어야지!’라는 마음을 먹고 야심차게 도전해본 사람이다. 그런데 처음 다짐과는 다르게 직장생활을 하다보면 아침잠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다. 단잠에 빠져 있다가 지각인 줄 알고 소스라치게 놀라며 일어났는데 시계를 보니 아직 5. ‘한 시간은 더 잘 수 있겠네. ...’라고 중얼거리다 그만 계획한 것 한 가지도 못하고 다시 잤던 기억이 꽤 있다.

 

이렇듯 아무리 습관을 바꾸려 해도 직장인들은 정신적으로나 체력적으로나 길게 끌고 갈 여력이 없다. 이건 마치 불가항력의 법칙인 듯하다. 이 책의 저자인 야마모토 노리아키 역시 어느 날 문득 미래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에 사로잡혀 자격증 공부를 시작했다. 하지만 타고난 게으름뱅이 근성을 버리지 못해 줄줄이 낙방을 했고, 응시하는 시험마다 불합격 통지서를 받아야 했다.

 

그러던 어느 날, 그의 인생에 반전이 일어났다. 이른바 아침형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 아침 시간을 적극 활용하게 되었는데, 그 때부터 매일 칼 퇴근을 하면서도 업무 효율은 향상되었고, 자유 시간이 늘어났을 뿐만 아니라 시험에도 합격했다. 그런 후에 그는 당시 다니고 있던 회사에 사표를 냈고, 작지만 그만의 사무실을 가진 세무사로 독립을 할 수 있었다고 한다. 게다가 월급쟁이 시절의 3배에 해당하는 연봉을 벌면서 여가시간은 전보다 늘어났으니 이제는 성공한 인생이라고 봐도 될 것 같다.

 

이 책은 그러한 아침형 인간이 됨으로 자신의 삶의 목표 수립과 성취를 모두 돕는 책이라고 할 수 있다. 이를테면 아침형 인간의 중요성, 특화된 장점, 왜 하필이면 아침형 인간이냐라는 그 본질적인 질문에 해당하는 답 또한 친절하게 하고 있다. 그리고 앞서 말한 모든 것은 이 아침 1시간 노트를 통해 이루어 갈 수 있다고 말하는 것이다.

 

아침 1시간 노트를 통해 그날의 하루의 계획이나 운동, 자격증 공부, 블로그나 웹사이트 관리, 영자 신문읽기 등 자신이 목표로 두고 있는 그 어떤 것이라도 가능하다고 한다. 그래서 최종적으로 이를 통해서 자신의 가치를 높이는 습관을 갖는 것이 중요한 포인트가 되겠다.

 여기서 말하는 자신의 가치란 지금 당장은 돈이 되지 않지만 만약의 경우(미래)에 돈을 벌어다주는 능력 또는 경로를 말한다. 예를 들어 전문 분야의 지식이나 방문자 충성도가 높은 웹사이트, 내지는 인맥이 여기에 해당한다고 볼 수 있다

 


당분간은 잠들기 전이면 스멀스멀 피어오르는 잡념과 공상들에서 벗어나도록 노력해야겠다. 11번가랑 쿠팡도 들여다봐선 안 된다! 특히 유튜브... 이것은 그 옛날 밤잠 못 이루게 했던 연애편지보다 훨씬 강력하다일단은 일찍 잠들고 일찍 일어나는 것이 선행 되어야 할 테니까, 오늘은 이만.

 

 





야마모토 노리아키 (지은이), 서수지 (옮긴이) | 책비 | 2013-01-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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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작은 개구리 한 무리가 달리기 시합을 벌이기로 했다. 목표는 달리고, 뛰고, 점프해서 엄청나게 높은 탑에 올라가는 것이었다. 수많은 개구리가 탑 주위에 모여서 참가자들이 경기를 펼치는 것을 보고 환호를 했다.


경주가 시작됐다. 지켜보는 개구리 중 아무도 이 작은 개구리들이 탑 꼭대기에 오르리라고 믿지 않았다. ‘너무 어려워! 꼭대기까지 절대 오르지 못할 거야.’ ‘어림도 없어. 탑이 너무 높아.’라고 외쳤다.


가까스로 좀 더 높게 올라가는 몇몇 개구리들을 제외하고, 나머지 작은 개구리들은 무너지기 시작했다. 관중은 계속해서 외쳤다. ‘너무 어렵다니까! 어림없어. 아무도 성공하지 못할 거야.’


더 많은 작은 개구리들이 지쳐서, 또 포기했다. 그러나 한 개구리가 점점 더 높이 올라갔다. 이 개구리는 포기하지 않았다! 그리고 꼭대기에 올랐다. 모든 개구리가 어떻게 이 개구리가 그런 놀라운 일을 해냈는지 알고 싶어 했다. 이 개구리의 비밀은 무엇이었을까?


정답:▽?

바로 귀머거리였다!

 

 

 

위의 일화와 비슷한 개구리 시리즈가 또 있다. <치즈의 발견> 이야기이다.


그곳은 유럽의 어느 조용한 도시였다. 우유가 가득 담긴 통 안에 개구리 두 마리가 빠졌다. 개구리들에겐 통의 높이가 너무 높아서 A 개구리는 ‘이제 옴짝달싹 못 하고 여기에 갇혀서 죽음을 맞겠구나.’ 낙담했고, 다른 개구리 B는 그 최악의 상황에서 계속 폴짝폴짝 뛰었다. B 개구리는 뛰어서 점프하다가 떨어지면 반대쪽에 가서 점프하기도 하며, 정신 사납게 점프를 계속했다. A 개구리가 ‘뭐하러 힘을 빼냐!’라고 핀잔을 주었지만 계속해서 점프했다. 얼마쯤 시간이 흘렀을까 B 개구리는 밖으로 나올 수 있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우유가 응고되어 고체로 변하면서 B 개구리에게 발판이 되어주었기 때문이다. 반면 A 개구리는 어떻게 되었을까? 낮잠을 자던 A 개구리는 그 안에서 영원한 동면에 들어갔다는 후문이다.



긍정에 관한 책을 많이 읽으면서 평소 나의 생활 태도에 대해 점검하게 되었다. 평소에 친한 친구들에게서도 자주 들었던 ‘부정적’인 태도에 대해서 말이다. 처음엔 내 친구들이 나와 달리 생각이 없고 단순한 친구들인 줄 알았으나, 그 친구들의 충고대로 점점 그런 생활 태도들이 내 본심이 되어서 하는 일마다 스트레스가 심해진다는 걸 느꼈다.


하지만 그걸 알게 되었을 때는 이미 부정적인 사고의 틀이 견고하게 자리 잡아서, 이제는 의식하지 않아도 무의식적으로 표출되어 버리는 게 잦아졌다. 아, 이러다간 본래의 나를 잃어버리겠다. 베놈처럼 부정은 일시적인 스트레스 요인으로 인해 에너지를 발하기도 하지만, 중독성도 강해 점점 나의 본 모습을 잃어버리게 되는 큰 부작용도 있었다.


이 책의 저자 ‘질 해슨’은 말한다. 삶의 전반에서 여러모로 다른 각양각색의 사람들을 만나서 그들이 서로에게 어떻게 자부심과 자신감에 영향을 미치는지를 살펴보면 대개 두 그룹으로 나뉘는데, 그것은 바로 발산자와 소모자이다.

 발산자인 사람들은 따뜻함과 긍정성을 퍼뜨리지만 소모자는 짜증 나고, 황당하고, 실망하고, 화나게 만들며, 끝내는 에너지를 고갈시킨다. 그들의 불행, 비판, 불평은 그 부정성으로 상대방을 주눅 들게 한다는 것이다.

 나는 나 자체가 뭘 해도 되는 사람에서 소모자로 셀프 강등한 것은 아닌지, 오늘 곰곰이 생각해 보았다. 나뿐만이 아니라 주변인들에게 선한 영향력은 끼치지 못할지언정 소모자로 남을 수는 없는 노릇이다.

 그 옛날 무한도전 노긍정 선생님(노홍철)의 가르침처럼 무한긍정의 힘으로 살아가는 것이야말로 이 책이 전하고자 하는 뭘 해도 되는 사람의 가장 중요한 비법이 아닐까 싶다.






질 해슨 (지은이), 황희창 (옮긴이) | 유노북스 | 2017-08-01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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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의 절반 이상이 자화자찬과 약간의 재수 없음 포함하고 있음을 느낄 수 있는 책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내가 끝까지 이 책을 놓지 못했던 이유는, 이 책의 저자가 책을 집필한 이유에 있다. 그는 이렇게 다독을 할 수 있었던 계기를 퀀텀 독서법에 있었다고 말하는데, 이렇게 좋은 독서법을 혼자만 알고 활용했다는 것에 부끄러움을 느껴 우리나라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후손들을 위해서 널리 퍼뜨리고 싶었다고 한다. 나와 달리 참 넓은 마음의 소유자다.

 

흔히 성공한 인생이라고 할 만한 삼성맨으로써 마흔을 넘긴 나이에 돌연 퇴사를 한 그는 무슨 바람이 들어서 그랬는지 3년간을 국립중앙도서관에서 책과 씨름했다. 씨름했다라고 표현하기보다 형편없는 독서력과 정면으로 마주했던 시간이라고 해야 하나? 그래도 책을 제대로 원 없이 읽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던 모양이다. 남의 시선에서 자유하기도 매우 힘들었을 텐데, 그런 것에 연연해하지 않고 3년간 1만권 이상의 책을 읽고 그 후의 3년간은 60여권의 책을 써냈다고 한다.

 

내가 어렸을 때는 삼국지를 10번 읽은 사람과는 말싸움하지 말아라.’와 같은 말이 돌기도 했는데, 책을 1만권을 읽은 사람과의 대화는 어떨까? 적어도 논리계의 메시나 호날두 정도 될 것 같다. 불리한 측의 변호도 자신에게 유리도록 반전 시킬 수 있을 것 같은 느낌이다. 나도 그런 독서계의 메시·호날두가 되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다. 특히나 요즘같이 저녁에 리뷰를 쓰려고 하면 속독이 안 되는 나는 상당한 곤욕을 치른다. 2~3시간을 책을 읽는데 쓰다 보니 글을 쓸 시간이 다소 부족하다. 그래서 이대로 다독을 하기에는 적합하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럼 나같이 책을 좋아하긴 하지만 속도가 느린 사람들은 왜 느린 걸까? 거기에는 아주 분명한 이유가 있었다. 모두가 어릴 때 처음 글을 배우며 책을 읽을 때의 그 습관! 바로 속발음 습관에 인이 베겨있기 때문이다. 나도 몇 줄씩 읽기는 하는데, 집중이 흐려지면 또 한자씩 속발음을 통해 읽고 있다는 사실을 깨달았다. 저자는 우선 속독을 하려면 속발음하는 습관에서 벗어나라고 당부한다. 나도 이 속발음에서 벗어나서 퀀텀 독서를 하는 날을 손꼽아 기다린다.

 




그렇다면 퀀텀 독서법이 원리는 무엇일까? 저자는 뇌로 읽는 훈련이라고 말한다. 이것은 눈이 아닌 뇌로 읽는 사고회로를 말하는데, 단어 하나씩 읽던 습관에서 벗어나서 문장을 하나의 단어로 인식하듯이 읽고 그 다음에는 한 문단. 또 그다음엔 한 페이지까지도 단번에 인식이 되게 하는 방법이다. 눈으로만 읽지 않고 뇌로 읽는 것이 훈련의 기본 베이스였다. 이 훈련을 잘 소화하기 위해서는 마인드 컨트롤도 필요하고, 무엇보다 우뇌를 발달시키는 훈련도 병행되어야 하는 것을 알게 되었다. 내가 읽던 방식과 동떨어져 있지만, 고수의 길을 따라야 나도 다독가로 거듭 날 수 있다고 생각하므로 앞으로도 꾸준히 훈련해보려 한다. 나와 같은 마음이라면 이 책이 도움이 되리라 생각한다

끝으로, 전반부에는 중첩되는 내용이 너무 많다. 서론이 길다는 뜻이다. 예를들어 이 책이 100페이지까지 있다면 55페이지부터 읽는 것을 추천한다.




저자 : 김병완

출판 : 청림출판

발매 : 2017.0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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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바지 차림으로 운동을 갔다가 잔뜩 웅크리고 집으로 돌아오던 길. 어제보다 쌀쌀해진 날씨 탓이었을까? 재택근무 하는 사람들의 삶은 어떨지 가만히 떠올려봤다. 흔한 커피광고에 나올 법한 남자가 가디건을 어깨위로 두른 뒤, 만족스러운 미소를 지으며 커피를 후릅 마시는 여유. 창밖의 풍경도 한 번 슬쩍 바라본 다음엔 눈 깜빡거림도 없이 타자를 두드린 후 이내 노트북을 덮는 그런 모습이다.

상상 속의 모습은 정말 부러운 모습이었다. 그 재택근무가 무엇이 되었든 간에 말이다. 시간 과 장소의 제약 없이 익숙한 작업들을 마치고 나서 홀로 만끽하는 그 여유! 무심히 책꽂이를 보는데 내가 어제 읽었던 책은 야마나 유코 지음, 정은지 옮김.’이다. (갑자기?)

나는 출판번역가의 삶에 대해 궁금해졌다. 그리고 일종의 흥미와 호기심으로 가득차고 있었다. 막상 뚜껑을 열어보고 나서는 내가 예상했던 직업군이 아니라는 사실에 실망했으나, ‘역시 아무나 하는 게 아니지.’하고 존경심마저 생겼다.

 



이 책의 저자는 당연하지만 출판번역가로 여전히 활동 중이다. 30대 중반의 나이에 출판 번역가로 전업을 한 그는 1.5~2 개월에 한 권씩 번역서를 내고 있으며, 번역 회사의 대표이기도 하고 후배 양성에도 크게 공헌하고 있는 사람이기도 하다. 여러 기업이나 단체의 강연을 통해 부수입을 올리기도 하는 그는, 이 책을 통해 어떤 계기로 출판번역가로써 살게 되었는지 와 번역가로서 살아가는데 필요한 자신의 노하우와 현직 출판번역가들의 조언을 엮어서 번역가를 꿈꾸는 이들에게 도움을 주고자 했다.

 

 

번역에도 크게 출판번역, 영상번역, 비즈니스번역 이렇게 크게 세 분야로 나뉘는데, 출판번역은 마감일자의 터울이 다른 분야의 번역들보다 더 길어서 압박감이 상대적으로 적다는 점과 나중에 책이 출판 되었을 때 큰 보람을 느낄 수 있는 부분이 큰 차이점 중의 하나라고 설명한다.

 

그리고 나는 가장 궁금했던 부분이 번역가의 원고료 내지는 수익구조였는데, 이 부분을 시원하게 긁어주어서 고마웠다. 번역가의 커리어마다 차이가 있고, 계약 조건에 따라 다르겠지만 보통 원고 1매당 3500~5000원 선이라고 쓰여 있다. 그러면 예를 들어 원고지로 1500매 정도 나온다고 치면, 1매당 3500원으로 계산했을 때 525만원이 나온다. 생각보다 상당히 큰 금액이라고 생각 할 수도 있으나, 번역가는 일반적으로 탐정이 되어 면식도 없는 저자의 의도를 파악한 후에 앞뒤 문맥이 어색하지 않으면서도, 가독성이 좋게 우리말로 바꿔서 작문해야 한다는 필수옵션이 달려있다는 사실을 알고 나면 실은 너무 적은 금액이라는 사실에 아마도 공감할 것이다. 물론 계약할 당시 상황에 따라서 출판 후 인세를 계산해서 받는 경우도 있으나, 번역 후에 편집단계에서 출판이 미뤄지거나 엎어지는 경우도 허다하기 때문에 번역 후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지급받을 수 있도록 계약해야 한다는 점을 팁으로 강조했다.

 

번역가는 어떤 경로로 입문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잠시 다루어 본다.

1. 인맥

2. 출판사에 직접 지원

3. 번역 에이전시 or 교육기관의 도움 받기

 

이 세 가지가 있다고 한다. 여기서 나는 특히 다른 것보다도 인맥을 통하는 경우에 대해서 부정적으로 생각한 게 사실이지만, 이내 생각을 고쳤다. 그 인맥을 만드는 것도 능력일 것이고, 설사 그게 아니고 거저 얻어졌다고 하더라도 유지하는 것 자체가 능력이다. 남들보다 약간 더 수월하게 기회를 얻을 뿐이지 오히려 입문한 그 사실에 안주하고 발전이 없을 때, 나중에 인맥으로 따낸 기회의 결과를 보면 컴플레인이 들어와서 더 큰 타격을 입고 출판사와 번역가 서로에게 더 큰 손실을 가져다 줄 수도 있겠다고 생각했다.

 

중요한 것은 어떻게 입문했는지가 아니라 앞으로 자신의 역량을 꾸준히 발전시키는 일이며, 글이 늙지 않도록 계속해서 자신의 글을 안티에이징 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글도 사람처럼 나이를 먹기 때문에 저자는 글을 보면 성별과 나이를 대략적으로 알아맞힐 수 있을 정도의 내공이 있다고 한다... 나는 아직 핀트도 못 잡고 중구난방이지만 적어도 이 책을 읽은 후, 글을 다룰 때의 그 자세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 보는 계기가 되었다스스로 더 늙지 않도록 꾸준히 독서하며, 꾸준히 써봐야겠다.

 


 

저자 : 김명철

출판 : 왓북

발매 : 2011.11. 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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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다섯 살 때 어머니는 행복이 인생의 열쇠라고 말했다. 학교에서 나중에 커서 뭐가 되고 싶은지 쓰라고 하길래 나는 행복이라고 적었다. 그랬더니 내게 숙제를 잘 이해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난 그들이 인생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존 레논(John Lennon)

 

행복해 지기 위해서 어떻게 살아야 할까? 옆 사람을 보니까 외모가 잘나서 나보다 조금 더 행복한 것 같네? 아니야 외모보다는 그래도 지식이 풍부해야 사는데 불편함이 없지 않겠어? 그것도 아니야. 자본주의 시스템 속에 살고 있는데 당연히 돈이 제일이지!

우리는 외모가 잘난 사람도, 지식이 풍부한 지식인도, 돈이 많은 재벌도 마음속에서 자신을 좀먹는 우울감이나 불행에 잠식되어 극단적인 생각을 하는 경우를 더러 접할 수 있다.

 

이 책은 행복해지기 위해 스스로에게 소리 내어 말하도록 시킨다. “오늘 참 수고많았어.” 실수가 많은 오늘이었다고 하더라도, “괜찮아, 잘 풀릴거야!”라는 긍정의 말들 말이다. 또 평소 부정적인 말들을 자주 사용하는지에 관하여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한다. 나도 예전에 써먹었던 방법인데, 녹음기나 녹화를 해서 무의식중에 얼마나 부정적인 단어들을 많이 사용하는지 체크하는 방법이다. 이 방법은 생각보다 놀라웠다. 나도 모르게 남발하는 제길, 젠장, 어차피 등이 듣기 민망할 정도로 많아서 내가 듣는 나의 목소리가 듣기싫을 정도였다.

 

이에 관해 저자는 상대방에게 말을 할 때도 나의 감정에 대해 솔직하게 이야기하되 긍정의 말들을 소리내어 전하도록 한다. 이를 통해 말을 하면서 듣기도 하는 우리 자신의 뇌도 긍정적인 반응을 한다는 것이다. 이것만으로도 인생의 큰 변화가 일어날 것이라는 게 저자의 생각이었다.

 

오늘 밤은 자들기 전에 수고했어, 할당냥아 라고 다독이며 잠을 청해볼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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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구나 야구같은 스포츠 경기를 시청하다보면 가끔 듣게 되는 이 단어, 허슬. 허슬 플레이가 나왔어요! 사람들은 일제히 환호하며 그 선수를 향해 응원과 박수갈채를 보낸다. 여기서의 허슬 플레이(hustle play), 민첩하고 투지넘치는 플레이다. 1020대에 즐겨듣던 흑인음악에서도 허슬이라는 표현이 자주 등장했다. 뭔가 열정적인 느낌임은 분명한데 족집게처럼 명확하게 구분짓기 힘들다. 그렇다면 궁극적으로 이들이 말하는 허슬은 무얼 뜻하는 걸까?

 

목표를 향한 결단력 있는 움직임.

간접적으로 그 움직임 자체가 행운을 창조하고 숨어 있던 기회를 드러내고

우리의 삶을 더 많은 돈과 의미, 추진력으로 충전시키는 움직임.

 

움직임이라는 단어가 두 번이나 강조된 것으로 보아, 아무튼 간에, 어찌됐던 간에 움직이라고 말하고 싶은 것 같다.

 


나는 평소 심한 결정불안을 앓고 있다. 하다못해 메뉴를 정할 때도 오늘은 뚝불이다! 라고 생각했다가 아니야 돈가스가 괜찮겠어. 라고 바꾸기 일 수였다. 뭔가를 실행하기 이전에는 그놈의 완벽주의 때문에 무슨 일을 하기가 힘들 정도이며, 엄청나게 재고하는 스타일이어서 막상 그 일을 시작할 때는 제풀에 지쳐버리거나 스트레스가 심하다. 이 책은 이런 나의 일상을 바로 옆에서 바라보고 관찰일지를 작성한 것 같은 그런 느낌이 들 정도로 소름 끼치는 대목들이 많다.

 

*완벽 추구는 허슬을 방해한다.

 

허슬은 완벽해지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니다. 당신의 별난 점과 결점이야말로 허슬을 더욱 강력하고 독특하게 만들어준다. 허슬은 사랑하는 것을 배우고, 배운 것을 사랑하는 그 지점에서 생겨난다.

 

나야말로 완벽해지기 위해서 실행하기를 꺼려하는 완벽한 탁상공론자구나. 중요한 건 리스크를 감수해야만 엉망진창의 악순환에서 탈피할 수 있으며 목표에 도달할 수 있음인데, 완벽함은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이 좀 더 리스크를 회피하는 쪽으로 선택하게 만든다. 하지만 이 책은 허슬을 통해 이익을 끌어내는 유일한 방법은 스스로 무언가를 실질적으로 '하는 것'임을 다시 한 번 명심해야 한다고, 독자들에게 권하고 있다.


결코 움직이지 않는 나에게 필요했던, 결단의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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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이탈리아 군수무기 공장인 피렌체 공장의 노조·직원과 기업 간의 싸움을 그린 김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이 장편소설의 제목인 마카로니 프로젝트란 쉽게 말해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련의 작업을 뜻한다. 그런데 프로젝트의 이름이 하필 피자도 아닌 마카로니인 것은 마카로니가 밀라노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는 파스타만큼 친숙한 음식이라 명명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김치나 불고기 프로젝트가 되는 건가 싶다.


 



공장폐쇄 통보를 받은 관리자들도 처음엔 회사의 존립을 떠나 당장의 생계와 미래에 대한 걱정이 을씨년스러운 가을바람처럼 밀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나라로의 파견이나 해외경쟁업체로의 취업 등 최후의 보루로 삼을 만한 것들이 남아있는 상태라, 기타 300여명의 직원들보다는 춥지 않은 저녁을 보낼 수 있음을 낙관하기도 한다.

 



피렌체 공장 폐쇄를 며칠 앞두고 회사는 카운슬러를 섭외하기도하며, 부양가족들에게 위험이 닥칠 것을 대비해 별도의 신변보호를 신청받기도 한다. 과연 공장은 준비된 시나리오를 토대로 성공적(?)으로 폐쇄 할 수 있을 것인가? 한 쪽은 눈 질끈 감고 미사일 PASS 버튼을 누른 것이고, 반대쪽은 버튼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가 미사일을 격추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작가의 풍부한 표현력과 묘사가 꽤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오히려 현실과 닮아있어 띄엄띄엄 보게 된 소설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한국지엠 법인분리를 놓고 노조와 사측의 대립 등이 연상되기 때문일까?




살아서 뼈를 세게 때리는 말...

(줄임)...원인과 결과가 명확했으므로 그 사이에 놓여 있는 자들은 보호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회사 주변에서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소비하는 돈으로 번영하던 사람들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빠뜨릴 수가 없다.

(158.p)













저자 : 김솔

출판 : 문학동네

발매 : 2018. 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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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아현동 철거민과 철거용역업체. 그리고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을 매개체로 한다. 그 곳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 경위는 재건축에 반대하며 망루에서 불법 시위 중이었던 철거민 박재호씨가 그의 아들 박신우군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흥분 상태에서 경찰에 둔기를 휘둘러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을 말한다.

 

박재호씨의 주장은 경찰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 그래서 홧김에 눈이 돌아 경찰을 가격한 것이다.’ 라고 했으나 검찰에서는 박신우를 죽인 것은 경찰이 아니라 용역업체 직원 김만수씨다. 그렇기에 정당방위는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수사를 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 키워드였다. 여기에 주인공인 윤변호사가 이 사건을 국선변호사 자격으로 맡게 되고, 그의 동료들이 더해져 힘든 법정 공방을 시작하려는데.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수의견이 자기 자리를 찾을 때. 달이 해가 되는 때. 늙은 나무의 그늘로부터 새싹이 돋아나는 때. 나는 가슴 한구석을 저리게 찔러대는 그 말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105p)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에 정치세력이 개입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세어나가자 여기저기서 개미떼들이 들끓기 시작한다. 물론 거기에는 육식동물처럼 이들을 막으려는 막강한 권력도 개입되는데, 그걸 보고 흡사 영화 내부자들같은 까마득한 어둠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어둠이 기득권층이고, 지명하시고 현명하신 최상위계층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법정에서의 공방. 낭떠러지에서 법이라는 줄을 잡고 변호사와 검사는 줄다리기를 한다. 판사는 심판이다. 변호사 뒤에는 천 길 낭떠러지고, 그의 뒤에 피고인이 줄을 잡고 벌벌 떨고 있다. 판사는 중간에 서있는가. 아니면 검사 쪽에 서있는가.

 

말할 수 없는 부조화. 일본에서 수입한 독일식 법을 프랑스식 샹들리에 밑에서, 그리스에서 기원된 양식으로 한국인에게 선고하는 곳. 이곳이다.(258p)

 

2009년 용산에서 벌어진 사건을 연상케 한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당시 회자 되었던 사실이기도 하다. 법정 공방을 떠나서 이렇게 안타까운 죽음은 되풀이 되면 안 될 일이다. 소수에게 외면하지 않는 정당한 법의 잣대와 시선이 필요한 것 같다. (용산참사는 지난 20091월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철거민과 경찰이 충돌해 옥상 망루에 불이 붙어 농성자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숨진 사건이다.)




저자 : 손아람

출판 : 들녘

발매 : 2010. 0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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