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안에 화제였던 '알쓸신잡!' 이번 시즌엔 시간대가 맞지 않아서 못 봤지만 바로 전 시즌까지는 'TV다시보기'로도 항상 챙겨보던 프로그램이다. 이 프로그램을 보고 있으면 내 텅텅 빈 머릿속을 조금은 생산적인 이야기들로 채워주는 것 같아 고마운 프로그램이라 느꼈고, 그래서 일까? 뉴스보다 더 자주 봤던거 같다. 내 모습은 마치 수험생이 멜로 드라마 챙겨보듯 했고, 다음 회차가 궁금해지니까 일부러 지역별로 2화씩 몰아서 보기를 즐겼던 기억이 난다. 


그러다 알쓸신잡 경주편을 봤는데, '젠트리피케이션'에 관하여 이야기할 때 너무 인상 깊어서 '나중에 꼭 한 번 유시민 작가가 언급했던 책을 읽어보리라!' 마음먹었다. 그러고 나서 1년이 훌쩍 넘은 시점에서야 이 책을 훑어볼 엄두가 생긴 것이다. 솔직히 말하면 보기만 해도 울렁거리는 경제학 용어들에 지레 겁먹고 오늘도 서가에 꽂힌 이 책을 그냥 지나치려 했는데, '오늘은 그냥 훑어보기만 하자, 두 번째 읽을 때는 더 잘 이해 될거야!'라고 스스로를 달래며 책을 집어 들었다.






(출처 :  TVN알쓸신잡 방송 캡쳐본)



미국의 경제학자 헨리 조지는 "생산력이 증가하는 진보에도 불구하고 빈곤은 왜 사라지지 않는가?"라는 의문에 대해 명확하게 파고 들었다. 시간이 지남에 따라 점차 축적되는 인류의 기술력과 노동력에도 불구하고 기업의 이윤율은 그대로이며, 노동자의 임금도 크게 변화가 없음을 통해 이렇게 창출된 부는 어디로 향하는 가를 보여준다. 모든 부는 토지 주인을 향하고 있었다.



아프리카에도 물론 자본주의가 있다. SBS '정글의 법칙' 사건을 보더라도, 자본주의 앞에서 너무도 당연하게 연기하고 있는 원주민들의 삶은 굳이 다시 거론하지 않아도 이미 누구나 다 아는 이야기이다. 그렇지만 여전히 가난때문에 죽어나가는 생명들이 많고, 이른바 슈퍼리치들은 우리가 상상할 수도 없는 부를 누리며 이 시간을 다르게 살아간다. 빈익빈 부익부, 부의 불평등은 왜 생겨나는 걸까?


 

여기에 헨리조지는 '현실에서 빈곤이 진보와 함께 나타나는 진정한 원인은 생산에 아무런 기여도 하지 않는 지주가 지대(地代)를 차지하는 것을 합법화하는 토지 사유제 때문이다.'고 한다.

이를 보다 접근하기 쉽게 책에 나와 있는 예를 인용해 보고자 한다. 하나님께서 창조하신 지구에서 우리가 살아갈 때, 어느 누구든 이것을 독차지 하여 사유할 수 없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개인이 사유화하고 있고, 어떠한 형태의 노동(정신*노동 둘다 포함)의 댓가가 아닌, 잘못된 방법의 부를 축적하게 되는 것이 문제인 것이다. 즉, 이것은 창조주의 섭리에도 전혀 맞지 않다는 것.


오죽했으면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생겨났을까 싶다.







이 책에는 재미난(?) 상상력으로 빚어낸 예시들이 군데군데 있다. 그 중 하나가 여러분이 잘 알고 있는 다니엘 디포의 장편소설 '로빈슨 크루소' 이야기다. 간략하게 설명하자면 기니아로 향하던 배가 난파당하여 꼼짝없이 섬에 표류하게 된 로빈슨 크루소는 식인종의 포로였던 흑인을 구출하게 되는데, 구출한 날을 이름으로 지어 '프라이데이'라 명하고 자신의 하인으로 삼았다는 이야기다. 



그런데 만약, 1863년 에이브러햄 링컨 대통령의 '노예 해방 선언'과 비슷하게 로빈슨 쿠르소가 자신의 섬에서 프라이데이에게 노예해방선언을 발표하면 어떻게 될까라는 질문이다. 어떻게 될까? 풀려나게 될 경우, 프라이데이는 즉시 시민으로 살아 갈 수 있다고 생각했지만 사실, 이는 풀려난 것도 아니며 다시 노예로 전락해 버린 다는 것이 헨리 조지의 의견이다. 왜냐하면 소유한 땅에서 나오는 모든 생산물에 대해 로빈슨 크루소가 다시 소유권을 주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토지사유제는 노예사유제와 마찬가지로 진정한 사유재산권을 침해하는 제도이다. 또한 둘 다 형태는 달라도 모두 강탈 행위를 정당화하는 제도이다. 인간이 타락한 능력을 이용해 만들어낸 제도로서, 힘센 자와 교활한 자가 노동을 하라는 하나님의 말씀을 어기고 자기의 책임을 다른 사람에게 뒤집어 씌울 수 있도록 하는 쌍둥이 제도이다. (노동자의 상태)

본문 中...

 



하나 더 있다. 430여년을 노예생활하던 유대인들을 하나님께서 모세를 통해 출애굽 시키시며, 그들을 광야에서 40년을 보내게 하셨는데, 물과 식량 모두 동이나자 하나님을 원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하나님께서는 인자하심으로 이들에게 '만나'와 '메추라기'를 하늘에서부터 내리시어 생존할 수 있게끔 하셨다. 그런데 '만약 그 당시에도 토지사유제가 존재해서 사막을 부동산화 하여 개인의 소유로 두었다면, 그 많은 유대민족들이 생존할 수 있었을까?'라는 물음을 하는 것이다. 아마도 토지 주인들은 자신의 토지에서 나온 생산물로 취급하여 이를 착취했을 가능성이 농후하다. 그것들은 분명 하나님께서 내리신 것인데도 말이다.

 이쯤되면 우리는 잘못된 부의 악순환을 자연스레 공감할 수 있다. 아니 실제로 그러한 세상에 살고 있으니 글로써 재확인 했다고 생각하면 되겠다.



헨리 조지의 주장에 따르면, 사회공동체는 토지가치에 세금을 부과함으로써 공공의 유산(inheritance)을 되찾아 올 수 있고 동시에 생산활동에 부과되는 불합리한 세금을 철폐할 수 있게 된다. 헨리 조지는 토지가치세(또는 지대조세제)를 통하여 토지투기의 유인을 차단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토지의 효과적인 사용을 촉진하게 됨을 논리적으로 증명하였다. 또한 토지 위의 건축물이나 어떤 산업에 대해서도 징벌적 세금을 부과하지 않음으로써 공정한 시장경제를 이룩할 수 있다고 믿었다.


출처 : 위키백과



헨리 조지는 위의 참조문을 보면 알 수 있듯이 토지가치세를 통해 빈곤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본다. 다른 별도의 세금없이 토지의 용도와 가치에 따라 세금의 차별화를 두는 조세법이다. 쉽게 말해서 등급으로 'A, B, C, 무소유' 이렇게 4가지 형태로 분류하면 가장 좋은 A에는 가장 많은 세금, B는 보통, C는 적음, 무소유는 없음으로 구분 할 수 있다. 


이를 통해서 불로소득의 고리를 끊어낼 수 있다고 본 것인데, 위키백과를 좀 더 살펴보니 뉴질랜드·호주·싱가폴·남아프리카 공화국·타이완 등의 나라가 헨리 조지의 대안을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다.






(출처 :  TVN알쓸신잡 방송 캡쳐본)



헨리 조지의 빈곤 타파의 대안은 이미 토지를 사유하고 있는 자들은 완강히 거부할 대안이고, 없는자들은 찬성할 대안일 것이다. 빈곤의 문제에 알쓸신잡에서 다루었던 젠트리피케이션에 대해 김영하 작가가 알려주는 내용을 살펴보면, 젠트리피케이션이란 갑작스런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현상을 말한다.


난 얼마전에 TV 다큐멘터리에서 소상공인들의 삶을 다룬 이야기를 봤다. 인사동의 어느 골목 음식점 아주머니와의 인터뷰가 진행중이었는데, 해당일 기준 하루 50만원을 팔았는데도 [재료비·임대료·임금·부대비용] 등을 제하고 나니 오히려 몇 만원이 적자였다. 팔면 팔 수록 적자인 상황이었다. 그리고 그 일대의 골목들은 모두 아주머니와 같은 처지였다. 식당 주인 아주머니 A씨는 '맞은 편 이자카야 선술집은 전기세 및 공과금을 제 때 납부하지 못해서 전기가 끊겼고, 결국은 야반 도주하는 장면까지도 목격했다.'고 쓸쓸히 말했다.


가만히 있어도 오르는 건 부채·이자. 그리고 임대료 인 것 같다.

오르지 않는 건 아무래도 우리들의 잔고 뿐일까? 속이 쓰려서 냉수 한 잔 마실까 한다.


다음은 알쓸신잡 경주편에서 젠트리피케이션에 관해 이야기 나눴던 클립영상 주소인데, 참고가 될까 하여 링크를 남겨본다.

http://program.tving.com/tvn/trivia/1/Vod/View/CLIP/EA_115009





헨리 조지 (지은이), 김윤상, 박창수 (옮긴이) | 살림 | 2008-11-25 | 원제 Progress & Poverty (1879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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