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 책은 이탈리아 군수무기 공장인 피렌체 공장의 노조·직원과 기업 간의 싸움을 그린 김솔 작가의 장편소설이다. 이 장편소설의 제목인 마카로니 프로젝트란 쉽게 말해 공장을 폐쇄하고 직원들을 해고하는 일련의 작업을 뜻한다. 그런데 프로젝트의 이름이 하필 피자도 아닌 마카로니인 것은 마카로니가 밀라노에서 처음 만들어졌으며, 이탈리아 사람들에게는 파스타만큼 친숙한 음식이라 명명 된 것으로 보인다. 우리나라를 예로 들면, 김치나 불고기 프로젝트가 되는 건가 싶다.


 



공장폐쇄 통보를 받은 관리자들도 처음엔 회사의 존립을 떠나 당장의 생계와 미래에 대한 걱정이 을씨년스러운 가을바람처럼 밀려왔을 것이다. 하지만 그들은 다른 나라로의 파견이나 해외경쟁업체로의 취업 등 최후의 보루로 삼을 만한 것들이 남아있는 상태라, 기타 300여명의 직원들보다는 춥지 않은 저녁을 보낼 수 있음을 낙관하기도 한다.

 



피렌체 공장 폐쇄를 며칠 앞두고 회사는 카운슬러를 섭외하기도하며, 부양가족들에게 위험이 닥칠 것을 대비해 별도의 신변보호를 신청받기도 한다. 과연 공장은 준비된 시나리오를 토대로 성공적(?)으로 폐쇄 할 수 있을 것인가? 한 쪽은 눈 질끈 감고 미사일 PASS 버튼을 누른 것이고, 반대쪽은 버튼의 존재조차 모르고 있다가 미사일을 격추시켜야 하는 상황이다.



 

작가의 풍부한 표현력과 묘사가 꽤 설득력 있어 보이지만, 오히려 현실과 닮아있어 띄엄띄엄 보게 된 소설이다. 최근 우리나라의 한국지엠 법인분리를 놓고 노조와 사측의 대립 등이 연상되기 때문일까?




살아서 뼈를 세게 때리는 말...

(줄임)...원인과 결과가 명확했으므로 그 사이에 놓여 있는 자들은 보호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하지만 그 회사 주변에서 직원들과 그 가족들이 소비하는 돈으로 번영하던 사람들은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했다. 그들의 이야기를 빠뜨릴 수가 없다.

(158.p)













저자 : 김솔

출판 : 문학동네

발매 : 2018. 0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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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아현동 철거민과 철거용역업체. 그리고 경찰의 진압 과정에서 일어난 사건을 매개체로 한다. 그 곳에서 뜻하지 않은 사건이 벌어진다. 사건 경위는 재건축에 반대하며 망루에서 불법 시위 중이었던 철거민 박재호씨가 그의 아들 박신우군이 죽을 위기에 처하자 흥분 상태에서 경찰에 둔기를 휘둘러 죽음에 이르게 한 것을 말한다.

 

박재호씨의 주장은 경찰이 자신의 아들을 죽였다. 그래서 홧김에 눈이 돌아 경찰을 가격한 것이다.’ 라고 했으나 검찰에서는 박신우를 죽인 것은 경찰이 아니라 용역업체 직원 김만수씨다. 그렇기에 정당방위는 성립하지 않는다.’라고 수사를 했다는 점이 문제의 핵심 키워드였다. 여기에 주인공인 윤변호사가 이 사건을 국선변호사 자격으로 맡게 되고, 그의 동료들이 더해져 힘든 법정 공방을 시작하려는데.


우리는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소수의견이 자기 자리를 찾을 때. 달이 해가 되는 때. 늙은 나무의 그늘로부터 새싹이 돋아나는 때. 나는 가슴 한구석을 저리게 찔러대는 그 말을 몇 번이나 되뇌었다.(105p)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사건에 정치세력이 개입되어 있을 수 있다는 사실이 언론에 세어나가자 여기저기서 개미떼들이 들끓기 시작한다. 물론 거기에는 육식동물처럼 이들을 막으려는 막강한 권력도 개입되는데, 그걸 보고 흡사 영화 내부자들같은 까마득한 어둠이 떠올랐다. 그리고 그 어둠이 기득권층이고, 지명하시고 현명하신 최상위계층이라는 점에서 우리는 절망할 수밖에 없었다. 법정에서의 공방. 낭떠러지에서 법이라는 줄을 잡고 변호사와 검사는 줄다리기를 한다. 판사는 심판이다. 변호사 뒤에는 천 길 낭떠러지고, 그의 뒤에 피고인이 줄을 잡고 벌벌 떨고 있다. 판사는 중간에 서있는가. 아니면 검사 쪽에 서있는가.

 

말할 수 없는 부조화. 일본에서 수입한 독일식 법을 프랑스식 샹들리에 밑에서, 그리스에서 기원된 양식으로 한국인에게 선고하는 곳. 이곳이다.(258p)

 

2009년 용산에서 벌어진 사건을 연상케 한 이 소설은 영화로도 제작될 만큼 당시 회자 되었던 사실이기도 하다. 법정 공방을 떠나서 이렇게 안타까운 죽음은 되풀이 되면 안 될 일이다. 소수에게 외면하지 않는 정당한 법의 잣대와 시선이 필요한 것 같다. (용산참사는 지난 20091월 서울 용산구 남일당 건물 옥상에서 철거민과 경찰이 충돌해 옥상 망루에 불이 붙어 농성자 5명과 경찰특공대 1명이 숨진 사건이다.)




저자 : 손아람

출판 : 들녘

발매 : 2010. 04.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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